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잇따라 카셰어링(차량 공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이 매년 줄어드는데다, 차량 소유보다는 공유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늘면서다. 일본 자동차업계도 차량 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차량 공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가 'e-셰어 모비'라는 카셰어링 사업을 론칭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공유사업에 진출한 건 토요타와 혼다에 이어 닛산이 세 번째다. 닛산은 지난 8일부터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회원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닛산차 카셰어링 서비스는 내년 1월부터 회원들 대상으로 시작된다.

닛산은 우선 도쿄와 오사카 등 전국 9개 광역자치단체 30개소에 자사 전기차 '리프'와 소형차 '노트' 하이브리드차 중 1대씩을 배치할 계획이다. IC카드 면허증을 열쇠로 이용해 자동차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용료는 15분에 200엔(약 2000원)에서부터 빌릴 수 있다.
자동차 공유는 점포에서 별도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최대 공유업체인 '파크 24'의 '타임스카 플러스'는 10월 말 현재 전국 1만 곳에 2만대 차량을 배치해 놓고 있다. 5년 전에 비해 거점 수는 3배, 차량 대수는 4배, 회원 수는 6배로 각각 늘었다.
혼다는 2013년 11월 도쿄에서 시험적으로 차량 공유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11~12월에 요코하마와 오사카로 확대했으며 서비스 이름도 'EveryGo'로 바꿨다. 90여곳에 140여대를 배치해 놓고 있으며 회원이 1만1000여명에 이른다.
토요타는 개인 간 차 공유사업을 하는 미국 벤처기업에 출자하고 실증실험을 추진 중이다. '라이드 셰어(합승)' 분야에서도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에 출자했으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시아의 그라브와도 협력하고 있다.
닛산이나 혼다 모두 공유 차종으로는 '추천' 모델을 제공한다. 고객이 우선 널리 이용해 보도록 함으로써 판매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 깔렸다. 반면 고객들이 차 공유에 익숙해지면 자동차를 소유하는데 대한 관심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