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최고 기업이 즐비하게 들어와 있다. 최고 브랜드 인지도와 평판으로 먹고사는 기업들이다. 글로벌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지키기에 사활을 건다.
이상한 점은 많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을 '졸'로 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한국 소비자를 '호갱'(호구 고객의 속어)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든다. 갑질과 횡포도 횡행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글로벌 기업이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는 태도가 180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애플의 아이폰X 한국 출시 가격 부풀리기, 가습기 살균제, 이케아의 살인 서랍장 등. 한국 소비자를 분노와 좌절도 몰아넣은 사건은 결국 동문서답과 묵묵부답으로 마무리됐다. 국민들의 일반 상식은 한국인도 미국인, 유럽인, 중국인과 똑같은 대접과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글로벌 기업은 유독 한국에서 안하무인의 태도를 견지한다. 이들 다국적 기업의 한국지사도 '모르겠다'로 일관한다. 아마도 지금까지 경험상 그래도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한국지사 근무자에게 있었고, 그렇게 보고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정할 뿐 팩트는 확인할 길이 없다.
최근 소비자단체와 정부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 피해에 합당한 처벌과 보상이 이뤄져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하찮은 작은 시장'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법과 제도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나쁜 짓(?)을 해도 제재와 구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대충 무시한다는 것이다. 한국지사는 우리는 모르니 본사에 물어 보라 하고, 본사는 최대한 시간 끌기로 일관하는 행태가 대표 행각이다.
전 세계에서 불공정 거래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또 일부 국가는 겉으로는 내·외국 기업을 가리지 않고 경쟁법을 적용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기업에 티깃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대론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글로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 감시와 제재를 강화, 글로벌 '호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