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진출을 꾀한다. 그간 원전 건설·운영을 통해 축적한 사업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 해체사업도 총괄한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첫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6월 영구정지돼 해체를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해체를 위해서는 최종해체계획서를 작성한 후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제기관에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해체는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안전관리(5년 이상) △시설 및 구조물의 제염 및 해체(8년 이상) △부지복원(2년이상) 순서로 진행된다. 해체 완료까지는 1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리 1호기 부지는 부지복원 과정을 거쳐 해체완료 후 향후 재이용될 예정이다. 소요재원이나 경제적 활용도, 전문가 의견 등을 감안해 활용방법을 결정한다. 해외의 경우 녹지나 발전소 부지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고리 1호기 부지도 다양한 형태로 활용 방법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고리 1호기 해체를 계기로 원전 도입 40여년 만에 건설에서 운영, 해체까지 원전산업의 전주기를 아우르게 된다.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의 약 74%는 EU, 북미, 일본 등에 집중됐다. 1960~1980년에 건설한 원전의 설계수명이 임박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2020년 이후 해체를 시작하는 원전이 세계 각지에서 증가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글로벌 해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해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국내외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수원은 프랑스 원전기업 아레바, 프랑스전력공사와 각각 원전해체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제염〃해체〃방폐물관리 분야 정보교류와 기술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한양대 원전해체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원전해체 준비 워크숍을 개최했다. 상반기에는 스페인 원자력시설 해체 작업을 수행중인 스페인 엔레사(ENRESA)와 해체분야 협력협정을 맺었다. 영국 원자력원자력해체청(NDA)과 해체분야 MOU도 교환했다.
이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원전해체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고리 1호기 해체준비 현황과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각계 전문가가 참석해 원전해체 기술 및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해체분야 규제 및 인허가 현황과 기술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함께 논의했다.
한수원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전해체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관련 해체 기술을 적기에 확보해 글로벌 최고 원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