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한국국제게임콘퍼런스(KGC) 강연 참석차 방한한 레나 케즈리왈(Leena Kejriwal)을 만났다.
케즈리왈은 인도 인권·사회운동가이자 게임 '미싱'을 만든 기획자다. 그는 '미싱'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 서뱅골 아동 인신매매를 고발했다. 매년 300만여명 소녀가 납치되는 비참한 현실은 게임 미싱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사회는 충격을 받았다.
게임에 접속하면 인신매매로 사창가에 팔린 여자아이를 도와 그곳을 탈출해야 한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게임전문매체 디스이즈게임에 따르면 미싱은 출시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시위를 벌였고 각국 정부와 비영리 단체가 지원을 약속했다. 지역 경찰과 부모가 동행한 수사에서는 99% 확률로 피해자를 구출할 수 있었다.
레나 케즈리왈은 “삼촌 등 친인척 남자에게 순응하는 것을 미덕으로 알던 인도 소녀들도 (게임을 통해) 스마트하게 바뀌는 것을 봤다”면서 “범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모르는 이들에게도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두 가지 게임을 더 기획 중이다. 미싱을 잇는 후속작이다.
인권운동에 게임을 매개체로 택한 이유를 물었다. “폭발력이 컸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문제의식을 더 창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서 “인도에서 스마트폰 등 IT 문화가 발전 중이기 때문에 (게임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KGC와 함께 열린 2회 게임문화포럼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의 힘이 소개됐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지식전달에 '놀이'를 접목시킨 방법론이다.
김상균 강원대 시스템경영학과 교수는 “인구구조가 급변해 사람들은 평생학습을 통해 끊임없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면서 “다양한 교육기법이 나타나는데 몰입감을 높이는 것은 게이미피케이션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의-동영상-전시물-롤플레잉-시물레이션-실제체험 순으로 교육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높은 교육효과를 가진 매개체가 게임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이미 교과과정을 게임으로 꾸민 학교가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캐치잇잉글리시' '아이디어컴퍼니' '사이언스레벨업' '코드인조이' 등 게임과 학습을 합친 콘텐츠가 나오는 추세다.
김 교수는 “게임이 놀이를 넘어 교육의 오늘과 미래를 바꿔가는 수단으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윤준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부모들은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와 어떻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서로 소통하면 게임으로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