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미국 '경쟁자'로 지적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과 같은 구시대적 관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자국이 미국 안보와 번영을 침해하려고 시도하고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존 세계질서를 흔든다는 언급과 관련, 사실 왜곡과 악의적 비방은 헛수고라고 받아쳤다.
중국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신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협력만이 중국과 미국의 유일한 올바른 선택으로 일관되게 생각한다”면서 “공영만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대 대국으로서 일부 이견이 존재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이에 대해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는 기초 위에 건설적인 방식으로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고의적으로 중국의 전략의도를 왜곡하는 것을 멈추길 촉구한다”면서 “(미국이)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 등 구시대적인 관점을 버리지 않는다면 스스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침해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국가와 어떤 보고서든 사실을 왜곡하고 악의적으로 비방하려 한다면 모두 헛수고일 뿐”이라며 “중국은 절대 다른 국가의 이익을 희생해 자기의 발전을 추구하지 않고, 이와 동시에 절대 자기의 정당한 권익을 포기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결연히 정당한 주권 안보와 발전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어떤 사람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인 쓴 열매를 삼키게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8쪽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중국을 경쟁자로 명시했다. 이들 국가의 도전을 견제함으로써 경제, 안보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트럼프 정부가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열강들의 경쟁 시대 환원을 선언했다”면서 “초강대국들이 경쟁 휴지기를 끝내고 신냉전 시대로 회귀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