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운전자 졸면 車 멈추는 '신기술' 공개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자가 정상 운전이 불가능한 경우 차량이 운전자 상태를 판단, 안전한 곳으로 차량을 이동해 멈추는 신기술이 나온다.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운전 불가 판단 시 차량이 자율주행을 통해 안전 영역으로 이동하는 'DDREM(Departed Driver Rescue&Exit Maneuver)' 기술을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일 DDREM 구조도.
현대모비스가 선보일 DDREM 구조도.

DDREM은 졸음 등으로 차량이 지그재그로 움직이거나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고 눈을 자주 감을 경우 센서가 이를 감지,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DDREM은 시스템이 차량을 스스로 움직여야 하므로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다.

졸음 운전 차량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DDREM은 크게 두 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운전자가 졸고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운전자 상태는 실내에 장착된 운전자 인식 카메라가 판단한다. 시선 이탈 여부와 눈 깜빡임 패턴 등을 센서가 점검한다.

차량의 움직임도 확인한다. 이때는 DAW(운전 부주의 경고) 시스템이 작동한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불안한 주행을 하는지 판단한다. 운전자 상태와 차량 움직임에 대한 판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졸음운전 사고 유형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도 분석할 예정이다.

졸음운전이라는 판단이 들면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해 안전한 장소를 탐색하게 된다. DDREM은 고정밀 지도와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를 활용,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영역을 선택해 이동한다. 고속도로에서는 갓길이 비상시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안전 영역이며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 관련 기술 확보를 목표로 현재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졸음운전 여부나 차량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주행 상황 등을 판단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시뮬레이터는 실차 검증에서 분석할 수 없는 다양한 외부 돌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넣어 기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한다. 주행 시험장에서 이뤄지는 실차 시험을 올해 10월경 진행했고, 내년부터는 실도로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에그뉴 현대모비스 북미연구소 이사는 “DDREM은 탑승자 건강과 안전에 초점을 둔 자율주행 기술”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련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