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과 힘을 합쳐 2030년까지 폴란드에 차세대 원자로인 '고온 가스로'를 건설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주도하고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제작소 등 원전기업 참여하는 출력 16만㎾의 폴란드 원자로 건설사업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폴란드 정부는 내년 초 사업 추진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체결에 이어 참여 기업들이 내년 중에 폴란드 현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
현재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상용로(상업 발전용 원자로) 운전 개시다. 전 단계로 2025년까지 폴란드 국립원자력연구센터에 출력 1만㎾의 연구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상용로는 한기당 약 500억엔(약 4762억원)대로 폴란드의 발주 물량이 2기일 경우 1000억엔 규모다.
'고온 가스로'는 안전성은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은 원자로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 원전 건설 수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자 기존 설비의 단점을 보완한 고온 가스로 분야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 니혼게이자이 설명이다.
고온 가스로는 아직까지 상용 운전된 사례는 없다. 일본 원자력기구는 과거에 출력 3만㎾ 연구로를 이바라키현에 건설해 가동한 바 있다. 기존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냉각제로 물이 아닌 헬륨가스를 사용해 화학반응이나 증발이 발생하지 않아 수소폭발 등의 위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해외 원전 인프라 수주를 2010년의 3배인 30조엔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주 주력은 통상 원전에서 사용하는 경수로였다.
그러나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로 일본 원전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고, 글로벌 수주전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2015년 인도네시아 실험로 입찰에서 러시아에 패했고, 지난해 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전에서 중국에 밀렸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