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해안에서 연합군 승조원 35명을 태우고 실종된 호주 잠수함이 103년 만에 발견됐다.
AP, AFP 통신 등은 파푸아뉴기니 동부 뉴브리튼 섬 인근 바다 밑 300m 지점에서 호주 잠수함 'AEI' 잔해가 발견되면서 호주의 가장 오래된 군사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21일 보도했다.
AEI는 1914년 2월 영국 포츠머스 해군기지에서 진수한 E 클래스 잠수함이다. 같은 해 5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뒤 당시 독일 식민지였던 뉴기니를 탈환하는 작전에 참여했고, 9월 14일 오후 2시 30분께 뉴브리튼 섬 인근 바다에서 호주 선박과 마지막 교신을 하고 실종됐다.
이후 수십 년간 이 잠수함을 찾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 수색작업은 13번째로 특수 카메라, 원격 조정장비, 자력계 등 다양한 기술이 동원됐다. 수색에 참여한 독일 탐사선이 극적으로 발견했다.
머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잠수함을 발견한 후 숨진 장병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었다”면서 “호주는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그 지역을 보존하고 기념비를 건립하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수함 침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섬마을 주민은 “괴물이나 피문어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었다.
당국은 침몰 후 잔해, 기름, 시신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AEI가 암초에 부딪히는 바람에 기밀실(氣密室)에 구멍이 나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EI가 침몰할 당시 주변 해역에 있던 독일 선박도 소규모 탐사선 1척뿐이어서 적의 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