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 '다사다난' 했던 스마트폰 시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712/1027579_20171226153226_054_0001.jpg)
2017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조사 간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위기를 딛고 부활에 성공했고, 애플은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10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고, 팬택은 기사회생을 노렸지만 재차 좌절을 맛봤다.
◇삼성전자, 부활
삼성전자 IM·모바일(IM) 사업부에 2016년은 기억하기 싫은 해였지만 올해는 전화위복의 해로 평가된다. 베젤리스 디자인과 홍채인식, 빅스비 등을 갖춘 갤럭시S8 시리즈는 △예약판매량 △출시일 개통 건수 등 신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애플에 빼앗겼던 세계 1위 자리를 단숨에 되찾는 성과도 냈다.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 역시 안정적 판매량을 유지하며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국내 예약 판매량이 85만대를 상회했고, 11월 초에는 출시 48일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갤럭시A, 갤럭시J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은 신흥시장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시장에 출하한 스마트폰은 3억1천980만대, 점유율은 20.5%로 전망된다.
◇애플, 끊임없는 구설수
애플 아이폰 출시 10주년의 해는 달콤하지 않았다. 애플은 아이폰8·아이폰8 플러스와 아이폰X(텐)을 같이 선보였는데, 기대만큼 소비자 호응이 오래가진 못했다. 신제품 출시 때마다 나오는 구설수에 애플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아이폰8 플러스는 출시 이후 세계 곳곳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나타나며 소비자를 불안케 했다. 애플은 원인을 찾겠다고 발표하며 긴급히 화재진압에 나섰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8 배터리 스웰링으로 인한 교환 사례가 발생, 기기 결함에 문제가 있음을 재확인됐다.
10주년 기념 아이폰X 관심은 상당했지만, 페이스ID 보안 문제가 지속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다. 일부 소비자가 'M자 탈모' 디자인을 조롱하는 등 아이폰X 부정 이슈는 끊이지 않았다. '아이폰 성능 저하' 사건은 아이폰 소비자를 분노하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이폰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기기 성능을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애플이 인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애플에 소송을 낸 소비자가 지속 증가, 문제를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고 있다.
◇LG전자·팬택 “잊고 싶은 한 해”
LG전자와 팬택에 2017년은 '잊고 싶은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MC사업본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만 2조원에 달했다. LG전자는 상반기 G시리즈, 하반기 V시리즈 라인업을 유지했고 플러스 모델·Q 시리즈 등 파생모델을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소비자 평가는 냉정했다. 파생모델 전략은 기대만큼 적중하지 않았다. MC사업본부 수장이었던 조준호 사장이 물러나고, 황정환 부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청산 위기에서 구사일생한 팬택 스마트폰 사업은 또 한 번 좌절을 맛봤다. 팬택은 학수고대했던 베트남 진출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임백 스마트폰은 목표 출하량 30만대를 채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팬택 지배회사인 쏠리드는 팬택을 1000만원에 매각하고, 모든 사업에 손을 뗐다.
스마트폰 애널리스트는 “올해를 돌아보면 웃을 수 있는 제조사보다 심각한 고민에 직면한 제조사가 많다”면서 “그만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둔화되고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