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 조작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최신작 아이폰X(텐) 앞날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비싼 몸값만큼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업계에서 내년 실적 전망을 줄줄이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노링크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장빈은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아이폰X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1000만대 적은 3500만대로 하향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아이폰X의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정보 업체인 JL워런캐피털도 아이폰X의 4분기 출하량이 3000만대였으나 내년 1분기 2500만 대로 내려갈 것으로 지난 22일 내다봤다. 이는 아이폰X의 가격이 비싼 반면 흥미를 끌 만한 혁신은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한 야심작으로 지난 11월 아이폰X을 출시했으나 999달러라는 가격에 비해 신기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이 퍼지고, 내구성과 배터리 수명도 다른 기기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지근한 반응을 의식해서인지 애플이 자체적으로 내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설도 돌았다.
대만 매체인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애플이 내년 1분기 아이폰X 판매 전망치를 5000만대에서 3000만대로 축소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애플은 주가 전망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주 노무라그룹 산하 인스티넷은 애플 투자 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는 아이폰X의 매출을 포함한 호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