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 세계에서 이뤄진 기업공개(IPO)가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중국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힘입어 1700건에 가까운 IPO가 성사된 것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에서 성사된 IPO 건수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700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IPO 규모 역시 전년 대비 44% 증가한 1960억 달러(약 211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250억 달러짜리 IPO를 실시한 2014년 IPO 이후 가장 큰 규모다.
IPO를 주도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유럽이었다.
지난 1년간 미국 기업들이 IPO로 조달한 금액은 49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6년 240억 달러의 2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IPO 건수는 최근 10년 이래 가장 저조한 해였다. 유럽에서의 IPO 건수 역시 전년 대비 40% 이상 올랐다.
아시아 지역의 IPO는 중국과 인도에서 많았다. 중국의 경우 본토에서만 400개 이상의 기업들이 IPO를 실시했다. 중국 내 'IPO 붐'은 중국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기반으로 이행하는 추이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FT는 전했다. 인도에서는 보험 붐이 IPO 열기를 떠받쳤다.
내년 IPO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의 아킨티아 망글라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식 자본시장 부문 대표는 “올해 (IPO후) 주가 부진으로 내년 주식 상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IPO가 올해보다 더 활발해 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UBS의 게레스 매카트니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식 자본시장 부문 대표는 “2018년 잠재적인 IPO가 내년 거의 전례 없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내년에는 데카콘(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의 상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올해 활발하게 이뤄진 기업들의 기업공개는 IPO 1위 거래소 순위를 뒤바꿔 놓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3위에서 1위로 올라서고, 1위 자리에 있던 홍콩은 상하이와 나스닥에도 밀리면서 4위로 처졌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