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그들은 한국에 무엇인가]권오인 경실련 팀장 "시장 감시 근거 확보가 첫걸음"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

“정보통신기업(ICT) 조세 회피 노하우를 옥시, 구찌 등이 학습하면서 사회 경제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유지된 다국적 기업 대상의 유리한 제도를 개선하려면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뿌리 깊은 다국적 기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 정비와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공조로 제도를 개선하고 다국적 기업 문제에 관심이 적은 시민이 자발 참여하도록 하는 등 감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권 팀장은 “외국인 투자를 위해 시행한 규제 개선 작업이 20여년 동안 지속되면서 국내 재투자는 물론 공정 경쟁도 막았다”면서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으로 감시를 강화하려고 하지만 시행령 마련을 두고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 사회 책임 결여, 고용 등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투명한 정보 확보다. 매출, 고용, 배당 등 감사보고서의 공시 의무가 요구된다. 근거 데이터가 있으면 해당 기업 압박과 감시, 여론 형성 등이 가능하다. 정부도 외감법을 개정해 유한회사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화를 추진한다.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감사인 지정 시 회사에 특정 감사인 지정신청권 허용안이 검토되는 등 벌써부터 '외감법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권 팀장은 “정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외감법 시행령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제도를 개선하자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시장 감시의 근거가 되는 공시부터 의무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옥시 사태로 국민들의 다국적 기업 문제에 쏠린 관심도 늘었다. 권 팀장은 “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국민 여론”이라면서 “옥시 사건처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야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서 벗어나 문제 제기와 감시 역할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