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9000만대를 넘은 것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 닷컴은 잠정 집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승용차와 트럭은 모두 9000만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집계는 지난해 12월의 판매 실적이 완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다.
워즈오토 닷컴은 지난해 글로벌 판매증가율을 전년 대비 2.7%로 추정했다. 비교적 완만한 증가율에 속하지만 글로벌 인구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성장세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차 수요가 이를 견인했다. 전체 판매 실적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10년 전 15%에 미달했지만 지난해 4분의 1까지 늘어났다.
이밖에 서유럽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반등하고 있고 브라질과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신흥시장의 수요가 회복된 것도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뒷받침했다.

반면 수년간 호조를 보였던 북미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에 들어서면서 주춤거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지난해 실적은 2016년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서유럽의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덕분에 상용차를 제외한 글로벌 경차 판매 실적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흥시장의 소득 증가로 아시아에서 신차의 최초 구매자, 중고차 구매자도 확대되고 있다.
워즈오토 닷컴은 이런 추세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09년 이후 연평균 4.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기간의 세계 인구 증가율은 1.2%였다.
세계 각지에서 운행되는 차는 2009년 처음으로 10억대를 넘어선 바 있다. 워즈오토 닷컴은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운행 대수가 3분의 1가량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