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中앤트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 제동…합병 불발

알리페이
알리페이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파이낸셜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파이낸셜은 머니그램 합병 관련 데이터 안전성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제출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합병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소식통은 양사가 75일이 소요되는 CFIUS의 검토 과정을 3차례 거치면서 미국인 신원 확인에 이용될 수 있는 데이터에 추가 보안조치를 제안했지만, CFIUS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계열회사다. 앤트파이낸셜은 지난해 1월 미국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를 통한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결국 앤트파이낸셜은 12억달러(약 1조2769억원) 규모의 합병 협상이 중단됨에 따라 머니그램에 3000만달러(319억원)의 해지수수료를 지급했다.

대신 앤트파이낸셜과 머니그램은 미국과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에서 송금과 디지털 결제 관련 협력을 위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그램의 알렉스 홈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거의 1년 전 앤트파이낸셜과 합병 협상을 처음 발표한 이후 지정학적 환경이 크게 변했다”면서 “미국 정부에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CFIUS가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머니그램 주가는 전날 한때 8.5% 급락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 환율 문제에 중국의 협력을 압박하면서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 시도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