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지에선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세이프가드를 우려한 듯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의 반입이 크게 늘고 있다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 판지바가 미국 세관과 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미국 항구에 하역된 세탁기 물량은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수입으로 자국산업이 피해가 있다고 판정, 세이프가드를 권고한 이후 나타난 변화다.
특히, 한국 제품의 반입이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세탁기 11월 수입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가 늘어났다. ITC의 피해 판정이 나오기 전인 9월과 비교해도 40%가 늘었다. LG전자 세탁기 11월 수입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가 줄었지만, 9월의 물량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 가전회사인 월풀은 트럼프 행정부에 세이프가드 발동을 촉구해왔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태양광 패널과 관련 제품 수입 물량도 지난해 11월 1만2379컨테이너 분으로 급증했다. 전년 동기 수입 물량을 2배 이상이다. 지난해 9월 미국 ITC가 미국 태양전지 업체 수니바와 솔라월드 청원을 받아들여 세이프가드를 권고한 배경이 작용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대한 최종 공청회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까지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지 여부를 우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우리측 정부는 3일 공청회에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세계적인 수입규제조치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