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누적 수주액 4조원 돌파를 앞뒀다. 신규 고객사 확대, 신사업 진출, 생산 능력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넘버원 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기업 성장과 함께 국내 CMO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수주 금액 33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5000억원 이상 의약품 CMO 수주를 기록하면 4조원 돌파가 가능하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을 위탁 생산한다. 2015년 11월 제1공장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2016년 10건의 수주 건수를 기록했고, 지난해 추가로 5건의 제약사 의약품CMO 계약을 체결했다. 고객사 대부분이 로슈, 존슨앤존슨(J&S), BMS 등 다국적 제약사다. 누적 수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5000억원이 넘는다. 세계 CMO 시장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격형 인프라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가 맞아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생산 능력은 18만2000리터 규모다. 2공장은 10여개 배양기를 단일 공장에 적용하는 설계 방식을 적용, 단일공장 기준 최대인 15만리터로 건설됐다. 지난해 11월 3공장을 준공, 총 36만2000리터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2015년 11월 1공장에 이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의 제조 승인까지 획득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3대 제약 시장에서 생산 관련 특허만 11개를 획득해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누적 수주액 4조원 돌파가 관심을 모은다.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전년 대비 223% 증가한 2946억원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4100억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CMO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CMO 시장은 2016년 기준 437억달러(52조2000억원)다. 내년에는 598억달러(70조8600억원)까지 성장, 연평균 10.8% 성장세가 예상된다. 올해 2공장 생산 확대와 3공장 시제품 생산이 예정돼 있다. 생산 능력이 커지면서 생산·수주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신시장 진출이 4조원 돌파에 힘을 보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CMO를 넘어 의약품 위탁개발(CDO)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의약품 개발은 물론 공정, 생산 부문에까지 발을 넓힌다. 대형 제약사를 포함해 중소 바이오 기술 회사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국내외 바이오텍 회사 대상으로 초기의 기술 개발 역량을 지원하고 공정 개발과 생산까지 맡을 경우 수주 규모는 늘어날 것”이라면서 “올해 목표는 지난해 신규 수주 건수의 두 배”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은 국내 CMO 시장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 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CMO가 주류를 이루는 바이오 서비스 산업 수출은 3398억원이다. 전년 대비 642%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상무는 “의약품 생산 비용이 전체 비용의 20%까지 차지하는 상황에서 제약사는 CMO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 능력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로 CMO 역량을 글로벌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