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털어놓는 '스마트폰 채팅점(占)' 일본서 인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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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으로 점쟁이와 채팅을 하며 길흉화복은 물론 생활주변의 여러 문제에 대해 점(占)을 치는 서비스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도 속속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2014년 여름 채팅점 서비스를 시작한 '우랄라(urala)'는 지난해 말까지 상담 건수가 45만건을 넘어섰다. 1회 이용요금은 수백엔(수천원)에서부터 수천엔(수만원)으로 다양하다. 상담의 절반 이상은 연애와 관련된 것이다.

무료통신 앱인 '라인(LINE)'도 2016년 10월 '토크(talk)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0월 한달간 상당건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용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점쟁이에게 필요한 면허나 자격은 없다. 과학적 근거도 없다. 채팅도 문자로만 이뤄진다. 이용자들이 채팅점에서 얻으려는 것은 다양하다.

아이치 현에 사는 50대의 한 주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채팅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친구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짜증이 난 날은 “친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를 묻는다. 점괘를 듣고 나면 마음이 풀리고 잠자기 전에 다시 읽으면 안정이 된다고 한다. 남편은 점을 친다고 하면 “실체도 없는 것에 돈을 들이느냐”며 핀잔을 준다. 그렇지만 채팅으로 점을 치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핀잔을 듣지 않아도 된다.

“남에게 말 못할 연애 고민”이 있다는 가나가와 현의 40대 여성은 생각날 때 바로 상담할 수 있는 편리함이 마음에 들어 그동안 30회 이상 이용했다. 한 번에 2000~3000엔 정도로 정해 놓고 점을 친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는 “심심해서” 이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태어난 이유”, “반려동물의 기분” 등 점쟁이가 알 턱이 없는 내용을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동물의 뼈를 태워 갈라진 모양으로 길흉을 점친 태고시대부터 인류는 점을 쳐 왔다고 지적하고 시대변화에 맞춰 점의 형태도 다양해져 '점집'이나 '전화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비즈니스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많은 점성술사는 “점은 나침판 같은 것”이라면서 “행동하거나 선택하는 건 그 사람의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불안을 부추겨 상담시간을 늘림으로써 돈을 챙기거나 좋은 점괘만 강조해 중독되게 하는 점쟁이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