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18'이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150여개국 40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여개 업체가 첨단 기술과 제품을 들고 출동한다. ICT는 물론 자동차·유통·가전·의료·로봇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혁신을 보여 준다. 기업은 CES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올해 청와대는 '혁신 장터' CES에 한 명도 방문하지 않는다. 현 정부들어 ICT 전담조직이 공중분해되면서 참여할 인력조차 없다. 과학기술보좌관실도 인력 부족으로 출장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혁신성장을 설계·주도하고 있는 정책실도 검토하지 않았다. 지난 정권에서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 산하 행정관 2명이 글로벌 행사를 직접 돌아보며 점검했다.
올해 CES 슬로건은 '스마트시티의 미래'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혁신성장 동력 중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아젠다다. 우리의 미래 라이프스타일과 미래 산업 트렌드를 가늠해 볼 좋은 기회다.
정부 혁신성장동력방안을 놓고 '짜깁기다' '식상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현실 직시'다. '정책이 뒷북친다'는 것은 기술변화와 세상의 움직임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방증이다. 기술혁신의 중요성과 삶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한다면 보다 현장감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한가지 더 안타까운 것은 ICT올림픽이자 대규모 5G 시범서비스가 실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할 기회도 놓쳤다는 점이다. CES는 홍보 마케팅의 좋은 장이다. CES는 4차산업혁명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어느 기업과 국가가 주도권을 쥐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똑똑한 청와대 공무원들이겠지만, 모르면 이제라도 열심히 배우자.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