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이 국제시세를 매기면서 빗썸, 코인원, 코빗 등 한국 거래소 3곳 가격을 제외했다. 글로벌 시세보다 30% 높은 김치 프리미엄 탓이다.
코인마켓캡은 8일 트위터에 “가격 산정에서 한국 일부 거래소를 제외했다”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가격일탈이 심하고 매매 거래가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코인마켓캡은 전 세계 7600여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1386개 가상화폐 시세를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집계한다. 이번 조치는 한국 투자 광풍 탓에 가상화폐 가격이 국제시세를 크게 웃도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비트멕스의 그레그 드와이어는 로이터 통신에 “한국에서는 모든 가상화폐 가격에 30% 프리미엄이 붙는다”면서 “이를 제외하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30% 줄어들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져 매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규제 강화를 발표한 점도 이번 코인마켓캡 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코인마켓캡 대변인은 WSJ에 “극심한 가격 괴리” 때문에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에 이어 시총 규모 2위 가상화폐인 리플 가격은 하루 사이에 26% 떨어졌다. 비트코인캐시 18%, 라이트코인 12% 등 하락 폭을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상위 40개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해 31개 가격이 떨어졌다.
리플 시가총액은 970억달러로 줄며 가상화폐 가운데 3위로 밀려났고 이더리움(1090억달러)은 2위로 복귀했다. 비트코인(2550억달러)은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했다.
WSJ는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약 107조 원) 증발했다고 전했다. 지난 7일에는 총액이 8350억달러였지만 8일에는 한때 6830억달러까지 빠졌다가 7220억달러로 회복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