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중앙은행, 작년 애플보다 많이 벌었다 '해외자산 덕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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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중앙은행(SNB)이 보유 해외자산 덕분에 지난해 애플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NB는 지난해 보유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차익이 540억스위스프랑(약 5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8%와 맞먹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평가차익은 1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연준이 거둔 평가차익은 매년 1000억달러선에 그쳤다.

SNB가 올린 평가차익은 애플(526억달러)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 등이 벌어들인 돈을 합산한 것보다도 많다. SNB에서 일하는 직원은 800명에 불과하다.

기록적 평가차익은 외환보유고의 80%를 차지하는 해외 채권의 가치가 유지되고 증시 활황으로 보유주식의 평가액이 오른 데다 자국 통화의 약세가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SNB는 유럽 채무 위기를 비롯해 필요할 때마다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 총 7600억프랑에 달하는 해외 채권과 주식을 매입했다.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발권 능력을 동원, 이를 사들였다.

다만 SNB는 보유자산을 대거 팔아 장부상의 이익을 실현할 수는 없다. 프랑화 가치를 끌어올려 수출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현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