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의 주제는 '연결성'이었다. 그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5G 이통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5G 이통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기반 인프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5G 이통 시대에는 통신 사업자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플랫폼 사업자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기업과소비자간(B2C)·기업간(B2B) 영역을 넘나들면서 수많은 에코 파트너와 새로운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만들며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며 논의되는 많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이 앞으로는 사업자 인프라에서 이뤄질 것이다. 즉 사업자의 인프라가 곧 플랫폼이 된다. 플랫폼 인프라는 기존 통신 인프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할 때와는 근본부터 다른 인식이 필요하다. 인프라 비용은 효율이 있어야 하고, 조직은 더욱 긴밀해야 하며, 인력 구성과 프로세스 변화 관리도 필수다.
사업 측면에서 통신 사업자는 기존 네트워크 구조의 폐쇄성에서 벗어나 5G 이통 인프라를 개방형 구조로 진화시켜 국내외 파트너와 협력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사업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일부 글로벌 통신 사업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노드를 파트너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개방하고 공동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 5G 이통 인프라는 올(All) 인터넷프로토콜(IP)을 넘어선 올 정보기술(IT)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전통의 통신 인프라가 클라우드 또는 데이터센터로 대변되는 IT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5G 이통 인프라는 결국 코어 클라우드와 에지 클라우드, 더 나아가 사물인터넷(IoT)용 포그(Fog) 클라우드 등 여러 클라우드 인프라의 긴밀한 집합이다. 이 같은 네트워크 환경은 통신 사업자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지만 기술 측면에서는 도전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인프라 운용 전략과 프로세스 또한 전면 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앱과 서비스가 발달함에 따라 소프트웨어(SW) 인프라 및 인력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인프라 운용과 더불어 사용자 앱과 서비스 수준 계약(SLA)의 효율 관리를 위해 디봅스(DevOps)와 같은 신규 SW 조직 구성이 요구된다.
보안과 데이터 분석은 데이터센터 환경 진화에서 가상화, 자동화, 오케스트레이션과 더불어 반드시 고려돼야 할 기술 요소다. 수많은 이용자를 둔 통신 사업자에게 보안 사고는 기업의 존폐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한 호스팅 업체는 연속된 워너크라이 공격으로 파산에 이르렀고, 올해 국내 호스팅 업체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 역시 기업 비즈니스와 이미지에 치명상을 가했다.
초연결성을 지향하는 5G 이통 시대에는 보안 사고를 예방하고 발생 즉시 조치할 수 있는 인프라와 조직이 필요하다. 국가, 지역,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내내 안정된 운영, 실시간 파악 및 대응이 가능한 전문 조직을 갖추는 것이 또 다른 경쟁력이다.
가시성 확보도 중요하다. 서비스와 인프라가 가상화된 환경에서는 앱 간 상호 의존성을 기존 방식으로 파악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가시성이 떨어지면 서비스 품질 확보와 유사시 상황 대처가 어렵다. 이에 따라서 데이터센터 내 앱과 서비스의 움직임을 손금 보듯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하고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5G 이통은 통신 사업자에게 DNA 자체를 바꾸라고 요구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한 통신 사업자의 변신은 무죄다.
박재범 시스코코리아 통신사업부 부사장 jaepark@cisco.com
-
안호천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