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이용자가 서비스 두달 만에 기존 스팀 서버 이용자를 따라 잡을 기세다.
14일 PC방 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시간이 국내 스팀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시간에 육박했다. PC방 업계 관계자는 “이달 내 카카오와 스팀 점유율 비중이 동률을 이루거나 카카오가 넘어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정확한 비중을 공개하기 어렵지만 서비스 이후 각종 지표가 계속해서 상승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PC방 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며 배틀그라운드는 1월 첫째 주 33.08% 점유율(플레이시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와 스팀 서버를 합한 것이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이후 점유율 수치는 6~7%p 늘었다.
서울 시내 한 PC방 업주는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는 쾌적한 서버환경, 접속 용이성, 개인록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기존 스팀 서버 이용자가 카카오 서버로 많이 넘어간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와 펍지는 상반기 중 배틀그라운드 청소년 버전 출시도 계획 중이다. 청소년 버전이 출시되면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성장세는 더욱 추진력이 붙는다. PC방 업계는 지난해 성인이용가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 청소년 이용자가 접속을 막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청소년 수요층이 많다는 증거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로얄 게임이다. 100여명 이용자가 지정된 장소에서 생존을 다툰다. 지난해 3월 스팀 얼리억세스 출시 후 세계에서 2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한국 게임사를 새로 썼다. 2017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시장 안착은 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이 장기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다. PC방 업주들에게 사용요금을 받는 전용요금제로 수익을 늘릴 수 있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는 패키지 판매로만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초 지난해 11월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출시 후 두 달간 전용요금 출시를 유예했지만 최근 서비스에 탄력이 붙자 무료 기간을 연장했다. 당장 수익을 거두기보다 저변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게임업계는 배틀그라운드 롱런 여부가 카카오게임즈와 블루홀 기업 가치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국 서비스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중국 등 다른 지역 로컬 서비스도 이를 참고 할 수 있다. 블루홀과 펍지는 지난해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중국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서버로 운영하는 스팀과 별도로 중국 시장에서 상품화가 가능하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