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 운항정보표출시스템(FIDS), 터미널 내 스마트폰 길찾기 서비스, 아바타 이미지를 사용해 인권 침해 우려를 줄인 원형 보안검색대,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스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오는 18일 개장하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T2)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안전과 편의성은 물론 에너지 자립도까지 높였다. '스마트·그린·에코포트'라는 새로운 공항 건축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T2는 대한항공·델타·KLM·에어프랑스 등 4개 항공사 여객이 이용한다. 터미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객 편의를 고려했다. 버스정류장이 실내에 있어 여객이 눈이나 비를 맞지 않고 에스컬레이터 한번만 타면 출국층에 도착한다.
T2 출국층에서 여객이 탑승수속을 위해 확인하는 전광판(FIDS)에는 공항 처음으로 터치스크린, 바코드 인식기가 설치됐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공항 내 정보를 찾는다. 티켓을 스캔하면 가장 빠른 동선을 알려준다.
기존 제1터미널(T1)의 FIDS 운용 소프트웨어(SW)는 외산 제품이 사용됐다. 인천공항공사는 T2 FIDS용 SW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했다. 이를 통해 멀티미디어 중심 운항정보, 공항 내 길안내 등 부가서비스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셀프체크인·자동수화물위탁·자동출입국심사 등 셀프 서비스 기기의 여객당 숫자가 T1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탑승수속 시간이 평균 13분(43분→30분) 줄어들 전망이다.
T2에는 셀프체크인 기기 66대, 자동수하물위탁 기기 34대, 자동출입국심사대 52대가 설치됐다. 여객당 숫자로 보면 T1 대비 각각 2배, 7.3배, 2.2배가 늘었다.
터미널을 처음 찾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도록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터미널 내 혼잡도를 수집해 출국장 통과·대기시간을 사전 안내하는 혼잡정보시스템을 갖췄다. 혼잡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객 이동을 안내한다.
T2는 자체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시설을 갖췄다. T1에 비해 와이파이 속도 4배가 정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을 높이는데도 첨단 기술이 활용됐다. 모든 수하물을 폭발물정밀검색시스템(EDS )으로 검사한다. 탑승객은 최신형 원형탐지기로 보안 검색을 거친다. 금속물질만 탐지하는 문형 검색대와 달리 원형검색대는 비금속 물질까지 탐지한다. 추가 검색이 필요한 부분을 모니터로 확인, 빠르게 보안검색을 마친다. 원형 탐지기는 아바타 이미지를 사용해 인권침해 우려를 줄였다.
지능형 고화질 CCTV 모니터링 체계로 각종 테러에 대비했다. 규모 6.5 이상 지진과 강풍에 견디도록 주요 시설을 특등급으로 설계했다. 터미널 진입도로와 전면 도로에 결빙방지 자동화시설을 도입해 겨울철 교통 안전에도 신경썼다.
안전과 편의성 뿐만 아니라 여객이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녹지공간을 대거 조성하고 상시공연이 가능한 '그레이트홀'을 설치했다. 면세점 쇼핑도 편리하게 할 수 있게 중앙에 상업시설을 집중 배치해 여객들이 먼 거리로 이동하지 않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유명 맛집들도 터미널에 들어와 여행의 재미를 더했다.
T2의 또다른 특징은 에너지 절감이다. 국내 공항 최초로 태양광과 지열 설비를 대규모로 설치해 에너지 사용 10%를 충당한다. T2와 제2교통센터 지붕 위에 각각 PV(태양광전지)와 건물일체형태양광(BIPV)을 전면 부착했다. 주변 유휴지에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했다.
지열 설비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 자연환기 및 자연채광 시스템, LED 조명 등 고효율 기자재와 환경냉매 사용으로 에너지 절감률을 약 40%까지 끌어올렸다. 환경 친화적 설계로 녹색 건축 예비인증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설계 단계부터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을 이뤘다. T2는 T1 설계때와 달리 3차원 모델링(BIM)을 도입했다.
T1에서는 축소모형을 제작하거나 2차원 도면을 3차원으로 변환해 설계 요소별 간섭사항을 체크했다.
대중교통을 통해 T2를 이용하는 여객은 리무진 버스와 기차를 통해 T1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된다. T1에서 T1과 T2 사이를 오가는 셔틀도 마련했지만 15~18분 이상이 걸리는 거리기 때문에 여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레일은 13일 인천공항 T2 KTX를 개통했다. 인천공항 직결 KTX는 T1과 T2에 모두 정차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인 2월 한 달 동안에는 T2~강릉 간 KTX가 32회(왕복) 운행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2 여객터미널의 개장으로 더 많은 세계를 연결하고 세계허브공항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면서 “2017년 연간 항공여객 1억 명 시대를 맞이하는 등 점점 높아지는 항공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여,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께서 편리하고 쾌적하고 안전하게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오는 1월 18일 제2 여객터미널의 개장은 인천공항이 또 한 번 최고의 공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개장과 동시에 운영을 조기에 안정화하여 중추공항으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의 성공 개최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