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유사한 모습으로 천적의 눈을 피하는 희귀 나방이 126년 만에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14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단스크 대학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마르타 스코브론 볼포니가 말레이시아 따만느가라 국립공원에서 '동양푸른유리날개나방(학명 헤테로스페치아 타우오노이데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몸길이 2㎝의 '동양푸른유리날개나방'은 벌과 유사한 형상의 다리와 옅은 띠가 둘러진 배를 갖고 있다. 푸른벌의 몸에 난 털까지 금속성 광택이 나는 푸른 인분(鱗粉)으로 재현, 벌을 흉내 냈다.
말레이시아 언론은 1887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오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채집된 이후 126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점에서 이번 발견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동양푸른유리날개나방의 생태를 연구해 온 스코브론 볼포니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나방과 달리 이 종은 주로 낮에 활동한다”면서 “벌 비행을 따라하고 윙윙거리는 날개 소리까지 낼 뿐 아니라 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4일 국제 학술지인 열대보전과학(Tropical Conservation Science)에 게재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