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가상화폐 규제, 정부 '갈팡질팡' 여론도 '갑론을박'

오프라인에 마련된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 화면을 보고 있는 시민 모습
오프라인에 마련된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 화면을 보고 있는 시민 모습

정부가 가상화폐 정책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여론은 세대별, 경험별로 엇갈렸다.

15일 구인구직 사이트인 인크루트가 지난 11~12일 성인 571명 대상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규제에 반대한다'(34.9%)는 응답은 '투기니까 규제해야 한다'(2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20~30대의 의견이 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1.5%가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있다고 밝힌 것도 가상화폐 투자를 20~30대가 주로 한다는 것을 방증했다.

이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벤처 창업 1세대나 유명 인사 중심으로 정부 규제를 비판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이 공유되면서 여론을 달궜다.

네이버 창립 멤버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과거 이메일 규제에 빗대 '중국식, 관료식'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 서비스 등장에 따르는 부작용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반면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방송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비트코인이 사회 생산 기능이 없는 화폐이며, 오로지 투기 기능에 활용될 뿐이라며 가상화폐 기능을 부정으로 바라봤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의 과도한 거품이 블록체인 산업 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2000년대 초반 '벤처버블'에 비춰 현재 가상화폐 투기 열풍을 진단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화폐 투기 열풍이 벤처버블 때와 유사하다”면서 “부동산, 증시, 제약·바이오 등 버블이 계속 일어나면서 실체 여부도 불투명한 가상화폐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지지부진한 정부의 가상화폐 정책과 잇단 대증 처방이 이 같은 혼란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위원은 “규제 방향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앞서 가다 보니 사회 부작용이 나오고 정부도 우왕좌왕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합리화 방향으로 연착륙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자 보호와 거래 투명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