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인공지능(AI) 같은 자국의 첨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는 개방경제 국가이고 정부는 프랑스를 더욱 매력있는 투자처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개방이 우리 기술과 인재의 약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외국 자본이 프랑스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투자 독트린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우리의 룰을 존중하고 외국 시장의 개방과 연계되는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부는 특히 자국의 AI와 데이터 저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T)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진출을 더욱 엄격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는 이미 2014년 에너지와 물류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인수합병 시도의 규제를 강화하는 몽트부르법을 도입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도 독일·이탈리아·스페인과 함께 '국가적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분야에 대해 외국자본 투자규제를 엄격히 하는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독일도 작년 EU 비회원국 자본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국 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시도를 더욱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의 이같은 규제 강화 움직임은 중국을 타깃으로 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IT 산업이 발전하면서 중국 자본이 유럽의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르메르 장관은 앞서 이달 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보좌해 중국을 방문해서도 중국 측에 호혜 원칙 준수를 촉구했다.
르메르 장관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통합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유로존이) 중국과 미국에 대해 우위를 점하는 강력한 경제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