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16일 “새해 첫 정부 업무보고가 각 부처 장관 개성과 부처마다의 업무 계획이 잘 드러나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갖고 정부 업무보고를 처음 주재하는데 따른 각오를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여러 해석을 하지만 대통령이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은 지 몇 달 되지 않았고, 지금은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기 보다는 의미있는 과제를 어떻게 구체화·가시화해서 국민의 삶을 낫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는 각론의 국면이라 제가 맡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각 부처가 업무보고를 하면 대통령 지시 말씀이 부처 업무결과를 압도하곤 했다”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정부 업부보고를 △국정 과제 가시화 △유관부처 간 업무조정 △정부 혁신에 대한 국민 신뢰 향상 등에 주안점을 갖고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논란인 가상화폐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간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조정된 의견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어떤 사안에 대처할 적에 부처마다 의견이 다른 것이 정상”이라며 “15일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발표한 것이 현재까지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 혼선 관련해서는 “법무부 장관의 말이 당장 (거래소) 폐쇄가 아닌 것처럼 청와대 또한 '법무부 장관이 틀렸다' 여기까진 아니다”라면서 “(거래소 폐쇄는) 입법 사항이라서 국회를 거치지 않은 폐쇄라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는 암호화폐 실명제는 차질없이 추진하고 과도한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폐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육성 계획도 전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태도를 질타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여야 대선후보는 공통으로 올해 6월 지방선거 개헌을 약속했다.
이 총리는 “개헌하자고 강하게 주장했다가 뒤집은 분이 더 큰소리치고, 약속을 지키려는 분이 오히려 공격받는 것이 옳은가 의아하다”며 “약속을 바꾼 사람이 미안한 척이라도 하는 것이 옳지 않나”고 비판했다.
개헌과 아울러 청와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개편에 대해선 “성의를 다해 설명하고 국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