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중립성 폐지 정책이 중국과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기업을 차별한다면 양국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 폐지로 인터넷접속제공사업자(망사업자·ISP)가 트래픽 관리 권한을 갖게 되면 외국 인터넷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는 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화권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을 넘어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트래픽 속도를 늦추거나 망 이용대가를 높게 받는 방법으로 '무역장벽'을 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은 미국 의회 요청으로 화웨이와 ZTE의 미국 휴대폰 시장 진출이 좌절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벤자민 캐벤더 중국시장조사그룹 선임연구원은 “FCC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은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미국 ISP는 중국 기업을 심각한 경쟁 상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 무역장벽을 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튜브, 트위터, 넷플릭스 등 미국 인터넷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 동일한 방식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제한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에 양국 간 '빅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래픽 관리를 통한 중국 인터넷 기업의 미국 진출을 차단하지 않는 대신, 반대로 미국 인터넷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도 허용하는 시나리오다.
캐벤더 선임연구원은 “중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도록 하려면 그 반대도 허락해야 한다”면서 “망 중립성 폐지가 빅딜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