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때 주는 국가보조금을 차량 성능과 환경 개선 기대 효과를 매겨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벌써 이뤄졌어야 할 조치지만 지금이라도 실행에 옮긴 것은 올바른 선택으로 본다.
전기차 성능과 환경 개선 효과는 배터리 성능으로 좌우된다. 즉 짧은 충전 시간에도 오래, 멀리 달릴 수 있어야 한다. 화석연료 자동차 연비라 할 수 있는 전비(㎞당 전력 소비량)가 좋으면 환경 개선 효과도 좋아지는 구조다.
대다수 신차는 최대치인 1200만원을 받는다. 최신 차량일수록 배터리 성능이 뛰어나고, 1회 충전으로 약 20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 코나일렉트릭, 기아차 니로일렉트릭 등 출시 전기차와 지엠(GM) 볼트EV 등 최신 전기차가 최대 보조금 대상이 된다. 출시 3년 차를 맞는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은 이보다 조금 낮은 1127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그리고 이보다 낮은 등급의 전기차는 1017만원까지 낮아진 보조금에 만족해야 한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2만대 보급 목표와 보조금 차등 지급을 놓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이전처럼 대당 1400만원을 일률 지급하다간 올해 책정된 예산 2400억원을 훌쩍 넘은 400억원이 더 필요해진다. 돈도 돈이지만 보급 목표를 채우면서 전기차 성능 개선과 환경 개선 효과까지 복합 고려한 선택인 셈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보조금 차등 폭이 너무 적어서 최신 성능의 전기차 선택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예 기준 성능을 충족시키면 지금보다 갑절 많은 보조금을 주고, 그보다 떨어지는 성능 차에 대해선 보조금을 지금보다 절반 이하로 깎는 절대 대비 효과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손질 가능성은 있다. 만약 개편하게 된다면 전기차 성능과 환경 개선 효과를 면밀히 따져서 보조금 차등 폭을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