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조원 신사업 실탄 마련…콘텐츠·AI 인수 나선다

카카오 CI <전자신문DB>
카카오 CI <전자신문DB>

카카오가 1조원 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신기술 투자 등 경쟁력 강화에도 이용한다.

카카오는 18일 10억달러(한화 약 1조700억원) 규모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15일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하기로 공시한 뒤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뉴욕, 런던,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해외 로드쇼를 개최했다. 당초 36회로 예정된 투자자 미팅은 현지 관심으로 총 55회까지 늘어났다. 이후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도 대규모 청약이 이어져 조기 GDR 발행을 확정지었다. 이번에 발행하는 GDR은 2월 초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GDR 발행 가격은 17일 종가 대비 3.7% 할인된 주당 12만9004원(121.04달러)다. 총 826만1731주를 새로 발행한다. 회사는 10억달러가 최근 10년 내 국내 기업이 해외 주식 시장을 통해 조달한 최대 규모 금액이며 3.7% 할인율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번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재원을 게임, 웹툰, 음악,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 인수합병에 사용한다. 카카오는 북미, 일본, 중국 등지에 콘텐츠를 통한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해 유료 콘텐츠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도서 앱 부문 매출 2위에 올랐다. 2016년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에 인수, 카카오톡과 연동해 시너지를 창출했다. 올해 3월부터 사명을 '카카오M'으로 바꾸고 영상 부문까지 시너지를 확대한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과 원천기술에도 투자한다. 카카오는 이날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 20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설립 당시 200억원을 출자한 뒤 본사 차원에서 두 번째 투자다. 지난해 공개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시작으로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박성훈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등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가 카카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담보된 업체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