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납품단가를 조정한다. 협력사와 관계 강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정부가 강조하는 동반성장과 상생협력도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재계로 확산할지도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1차 협력사와 납품단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나 급등하면서 중소 협력사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해 납품단가를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일정 부분 떠안겠다는 것이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협력사들은 크게 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부품단가도 올라가는데, 협력사 부담을 일부 삼성전자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협력사가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친 부분을 포함해 납품단가 조정 신청을 하면,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는 약 600개며, 1월 납품단가부터 조정한 가격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물대(물품대금) 지원 펀드'를 운영하며, 지난해 사상최고 실적을 반영해 최근 협력사에 수백억원대 인센티브를 지급한 바 있다. 또 협력사 작업장 안전 및 환경 관리 교육을 진행하고, 특허 개방과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한 혁신 지원 활동도 펼친다.
업계는 재계 1위인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협력사 지원에 나서면서 다른 대기업으로 지원 분위기가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