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초대형 11세대(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와 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포토마스크를 자체 개발한다. BOE, 차이나스타(CSOT), CEC판다 등 자국 패널사가 일본과 미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포토마스크를 중국산으로 대체한다. 한국보다 먼저 11세대 포토마스크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디스플레이 후방산업에서 중국의 한국 추월이 분명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포토마스크 제조사인 루웨이 옵토일렉트로닉스는 청두 첨단산업단지에 약 10억위안(약 1668억원)을 투입, 11세대 LCD와 6세대 OLED용 포토마스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청두시와 루웨이가 함께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 생산 법인 운영은 선전시와 합작한 선전 루웨이 옵토일렉트로닉스(루비 옵토일렉트로닉스)가 한다. 오는 4분기 가동할 계획이다.
포토마스크는 디스플레이 백플레인의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새긴 부품이다. 일본 호야·토판포토마스크·다이니폰프린팅(DNP)을 비롯해 미국 포트로닉스, 한국 LG이노텍과 PKL 등이 포토마스크를 공급한다.
중국 현지 포토마스크 제조사로는 슈퍼마스크, 루웨이, 스타마스크가 있다. 이들은 TFT용 포토마스크보다 기술 난도가 낮은 컬러필터용 포토마스크를 주로 납품한다. TFT용 포토마스크도 제작하지만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지 못해 저가형 위주로 공급한다.
중국은 11세대 초대형 TFT용 포토마스크 생산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1위 포토마스크 제조사인 슈퍼마스크가 먼저 11세대 투자를 발표했다. 루웨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루웨이가 먼저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 경쟁사보다 속도를 냈다.
반면에 한국 기업 중 11세대 포토마스크 시장에 진입한 곳은 없다.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OLED 투자를 확정한 뒤 LG이노텍이 관련 포토마스크를 개발하고 있지만 다른 개발 사례는 없다. 중국 패널사 위주로 초대형 기판 투자를 시작한 만큼 현지 포토마스크 제조사가 한국을 앞질러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11세대는 기판이 휘어지지 않도록 안정되게 운반하면서 각 공정을 처리하는 기술이 어렵다. 기판 크기가 커진 만큼 박막을 균일하게 조성하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포토마스크도 11세대 규격으로 제작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루웨이는 11세대 LCD뿐만 아니라 6세대 OLED용 포토마스크 개발까지 뛰어들었다. 현재 중국 제작사가 6세대 OLED용 포토마스크를 공급한 사례는 없다. 대부분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포토마스크 업체가 공급한다.
루웨이는 신설하는 포토마스크 공장으로 BOE, 차이나스타, CEC판다 등 11세대 LCD와 6세대 OLED에 투자한 패널 제조사와 협력할 전망이다. 선전에 투자를 결정한 슈퍼마스크는 BOE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중국의 첨단 포토마스크 투자가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이 디스플레이에 이어 관련 후방산업 분야에서 국산화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고 정부가 함께 투자하는 만큼 목표치도 높게 설정한 것 같다”면서 “8세대 TFT용 포토마스크 시장에서 비중이 낮은데 11세대까지 도전한 것이어서 실제 납품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포토마스크 시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2% 성장, 2020년 20억달러(약 2조1384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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