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는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에 수출지역 다변화 등으로 대응한다. 대 미국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세계 태양광 시장이 계속 커지는 것에 기대를 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인 만큼 차분하게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태양광 셀은 2.5GW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 관세가 부과된다. 태양광 모듈은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로 정해졌다. 우리나라의 미국 주력 수출 품목은 태양광 모듈이다. 1년차부터 수출 규모에 상관없이 전량 30% 관세가 부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제품 세이프가드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 수준으로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미국 수출시장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GW 수준이었던 미국 태양광 시장은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절반 수준인 5GW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 미국 태양광제품 수출 규모는 2016년 13억달러였다. 미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곳으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는 생산규모를 조절하고 유럽, 호주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모색한다. 우리 업체가 미국에 수출한 태양광 모듈은 대부분 고품질 제품이다. 중국·중동·아시아 시장보다는 유럽과 호주가 주요 수요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장 증설 계획은 당분간 보류하는 분위기다. 미국 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주요국의 시장 동향을 확인한 후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현지 생산공장 건설도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
업계는 미국 수출물량이 줄어도 세계 태양광 시장 성장세가 빈 곳을 메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92GW였던 세계 태양광 시장은 올해 100GW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시장이 줄어도 전체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진다.
우리나라에서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추진되는 것도 호재다. 여기에 터키 등 신흥 성장국가를 대상으로 수출 채널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면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조치로 우리 태양광 기업의 미국 수출은 줄겠지만, 글로벌 시장이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신흥국 개척 등 다른 수출활로를 통해 피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