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IT 산업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세트, 부품,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전반에 혁신이 필요하다. 제품보다는 제품을 토대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창구를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딜로이트가 23일 서울 상암동 전자회관에서 열린 '전자·IT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및 해외 진출 설명회'에서 밝힌 미래 산업 생태계는 생산 체계부터 소비자까지 시장 전반에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
세트 기업은 제품 가격, 품질 디자인 요소로 차별화하는 '제품 대 제품' 경쟁에서 제품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가 중요해진다. 즉 단일 기기간 경쟁에서 '비즈니스 모델 대 비즈니스 모델' 경쟁시대로 전환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핵심 요소로 '데이터'가 자리잡는다.
양석훈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정보와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먼저 구축돼야한다”면서 “이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활용을 최적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된다”고 밝혔다. 세트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비자 참여로 데이터 수집량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부품 기업은 기존 상·하 관계의 티어 구조를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티어 구조 다변화로 고객사가 넓어진다. 다양한 기기에 부품이 적용될 수 있도록 '모듈화'와 유망 제품 중심 부품 포트폴리오 강화도 나타날 전망이다. 국내외 수요(세트) 기업과 직접적인 조달 관계를 맺는 '벤딩 그룹'에 합류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양 상무는 “우선 국내 시장에 진입한 후 실적을 토대로 글로벌 수요 기업으로 확장해야한다”고 밝혔다.
미래 전자·IT 산업은 소비자 속성도 변화한다. 시장 특성을 이해한 사업 전략과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 기존 고객은 세트 기업과 단편적으로 교류했다. 제품에 대한 일방적인 소비만 가능했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고객이 생산관리 영역까지 관여할 뿐만 아니라 하위 협력사와도 직접 적인 교류가 나타난다. 삼성전자 등 세트 기업이 사물인터넷(IoT) 가전기기로 소비자 행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사후서비스로 고객 접점을 넓혀가는 것이 대표 사례다. 양 상무는 “소비자 속성이 바뀌면서 고객 행동 데이터와 고객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할 것”이라면서 “기존 제품을 기반으로 한 제품 서비스화를 통해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전자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규제완화와 제도가 도입돼야한다”면서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플랫폼과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 정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