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X(텐)이 국내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40만대 남짓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아이폰 신화가 깨졌다. 심각한 것은 충성 고객마저 등을 돌렸다는 점이다. 누리꾼 사이에 나도는 글은 점점 더 애플에 대한 감정이 나빠지고 있음을 감지케 한다.
애플은 세계에서도 악재가 겹치면서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외신과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판매량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JP모건은 올 1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50% 떨어지며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했다.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서 아이폰 제품군 판매 비중이 10%포인트(P)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아이폰X 단종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경이다. 해외 스마트폰 전문가는 아이폰X 위기 이유로 아이폰게이트와 비싼 가격을 꼽는다.
아이폰X 출시 이후 애플 외면 현상은 세계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의 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애플에 등을 돌리는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한국 고객과의 '불통'을 배경으로 꼽는다. 실제로 애플코리아가 그동안 보여 준 한국 고객 관리 및 응대 방식은 '모르쇠' 였다. 애플을 사랑하는 이들의 터전인 모바일,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조차 한국 소비자와 소통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오만으로 변질됐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많은 논란을 무시하던 애플코리아가 '배터리 게이트'를 겪으면서 '지레 겁먹고' 국내 고객과의 소통을 완전히 단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한국 고객이 (애플에) 먼저 등을 돌린 게 아니라 애플이 먼저 (한국 고객을) 등한시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애플은 국내 충성 고객의 속마음을 들어봐야 한다. 이른바 '애플빠'로 불리는 국내 애플 충성 고객은 세계에서도 유명한 골수팬이다. 집 나간 '애플빠'는 언제든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한국 고객을 진심으로 대해 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