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리더에게 듣는다]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경기 리더에게 듣는다]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하드웨어(HW) 바꾸기는 어느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는 소프트웨어(SW)를 바꾸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는 민간기업 재직 노하우를 공기업에 적용해 비효율적 제도를 없앴다. '지원'이라는 용어도 '협력'으로 바꿔 '갑'이라는 지위도 연상되지 않도록 했다. 일주일에 이틀은 현장에서 뛰도록 해 탁상행정 문화도 뜯어고쳤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특허은행을 설립, 지식재산(IP) 종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성남시를 창업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그를 분당 킨스타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연임했다. 대표이사 재직 중 주력한 분야는.

-기업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기업에 뭐가 필요한지 파악했다. 그러려면 기업보다 내용을 더 잘 알아야 한다. 기업을 알기 위해 현장중심 경영을 했다. '2현 3무'가 그것이다. 이틀은 현장, 사흘은 현장에서 얻은 지식으로 협의했다. 직원뿐만 아니라 전문가를 초빙해 워킹그룹을 만들었다. 분야별 토의를 거쳐 결과물도 만들었다. 스마트시티 만들기 위한 리빙랩은 거의 1년간 토의했다. 짧게는 한 달, 한 번하고 끝나는 것도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직원들 기업 이해도가 자연스럽게 높여졌다.

기업을 심사해 돈을 지원하는 방식도 바꿨다. 산업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으로 협력 시스템을 변환했다. 현금 지원은 상당히 줄었다. 그렇다고 예산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올해 예산은 220억원이다. 매년 10%가량 늘어난다.

△1기와 비교해 2기 대표이사 기간에 달라진 것은.

-4차 산업혁명 변화에 대처하고 준비하기 위해 성남산업진흥재단은 지금까지 산업육성정책 1, 2단계를 진행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3단계 정책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될 5개년 계획을 1년여간 시민, 기업, 전문가와 함께 정책플랫폼을 준비했다.

'기업도 시민이다'는 캐치프레이즈로 기업과 시민이 함께 성장하며 높은 삶의 질을 만들어 가고자, 3단계 산업육성정책을 만들고 실행단계를 앞두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산업진흥재단이 있는데 차별화된 점은.

-현장 중심이 다른 점이다. 직원이 이틀간 현장에서 기업 대표나 관계자들과 대화하면서 얻는 지식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지원이란 말을 다 뺐다. 갑이란 말을 벗겨내기 위해 협의라는 말로 바꿨다. 10인 이하 사업장인 소공인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산업 분야는 4차 산업을 지향한 지식포럼을 지원한다. 교류회, 교육, 조찬회 통해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다.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이나 벤처기업 육성·지원 관련 계획은.

-스타트업을 단계별로 세분화했다. 아이디어 단계 '애벌레기업'은 '정글ON' 프로그램으로 지원한다. 약간의 금전과 기업가 정신, 멘토링 등 초기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준다. 정글 속에 찾지 못한 보물 많다. 그 보물을 찾는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다. 다음 단계는 기업으로 출발할 수 있는 단계로 '정글ON+' 프로그램이다. 기초 실력을 갖춘 기업에 세계적 기술 트렌드를 알려준다. 재단에서 음악회, 와인 시음회 등을 열어 보유 기술을 인문학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창업센터 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넘어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를 담아내는 새로운 콘셉트의 융합형 창업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미래 유니콘 기업이 이곳에서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 다음 단계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킨스타워 내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 40개 기업이 입주했다. 임대료는 시중의 50% 정도다. 경쟁이 치열해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정글ON은 19층에 20곳, 정글ON+는 20층에 20곳이 입주했다.

△2년 6개월간 재단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스마트 환경을 만들고 있다.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바꿨다. 회의 방식도 시간을 정해 놓고 길어야 30분 넘기지 않도록 했다. 사전에 이메일로 조율하도록 했다. 스마트패드는 부장급 이상 지급, 나머지 직원은 노트북을 지급했다.

비효율적인 것을 효율적인 것으로, 수직적 조직을 수평적 조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판교 지역 지원계획은 따로 있나.

-5개년 계획 중에 제1, 2, 3판교를 벨트화할 것이다. 100만 시민의 미래 먹거리 만들어야 한다. 제1판교는 그동안 IT 기업 많이 들어와서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 내버려둔다면 지금같이 성공 모델로 발전할 수 없다. 미래 가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제2판교는 자율주행과 4차 산업 중심으로 끌고 간다. 제3판교는 AI, 빅데이터 등 좀 더 깊은 단위의 4차 산업으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재단 역할이 필요하다. 2판교에는 건물 2동 올린다. 3판교도 계획 중이다. 직장, 주거, 교통 등 자급자족할 수 있는 첨단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성남특허은행 특징은 뭔가.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 기능이다. 4차 산업혁명 본격화 되면 특허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특허를 내는 것보다 전략이 필요하다. IP 전략 측면에서 포괄적 지원을 한다. 매매, 중계, 보관, 분석, 선행조사(특허 내기 전 KISTI 슈퍼컴 이용) 등 은행 기능을 포괄한다. 지난해 4월 오픈해 올해 KAIST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KAIST 특허를 중소기업에 넘기고 변리사들도 상주한다. 6월에 가시화된다.

△CES 2018을 참관했는데 소감은.

-느낀 것 많다. 중국 기술력이 상당수준이다. 바이어들도 중국기업에 관심 높다. 우리가 어떻게 가야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유레카존(창업기업 특화존)에 우리가 집중적으로 진출하고 발굴해야 한다. 내년 나갈 창업기업들 미리 준비해 선정하려고 한다. 올해 4곳 나갔다. 현지 반응 좋았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장병화 대표이사는 누구

40년 가까이 민간기업 CEO로 일했다. 2015년부터 성남산업진흥재단 수장을 맡아 6만3000개 성남시 기업 진흥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육성을 정부에서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본다. 정부는 판만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민간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부터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며 열정 있고 창의력 있는 사람을 모셔올 계획이다. 70의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기업과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1977.10~1995. 9 경일엔터프라이즈 대표

1995.11~2015. 5 가락전자 대표이사

2009. 2~2012. 2 부천벤처협회 회장

2012. 3~2013. 3 관동대학교벤처창업 겸임교수

2012. 3~2015. 3 방송음향산업협의회 회장

2014. 3~현재 한국무역협회 이사

2015. 6~현재 광복회 이사

2015. 7~현재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