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은 세계 모든 기업이 탐내고 있다.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개방 기조로 돌아선 이후 2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 많은 수확을 냈다. 중국 진출로 기업 규모와 가치를 수십배 키운 성공 스토리도 널려 있다. 우리 기업도 중국 진출로 많은 변화를 꾀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 상황은 유효하다.
성공 스토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 진출했다가 알맹이를 다 뺏기고 망한 기업도 수두룩하다. 초기에는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추후 달라진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서서히 존폐 기로에 선 기업도 적지 않았다.
중국은 개방 초기에 비해 많이 안정됐다. 진출 환경도 대체로 투명해졌다. 투자 사기로 인한 피해도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치 상황과 정책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크다. 중국은 시장을 내세워 많은 것을 빨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을 꾀하는 나라다. 첨단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외국 기업 투자 유치 정책과 그렇지 않은 분야의 정책이 확연히 다른 것을 대표로 들 수 있다. 기술 발전 속도도 빨라서 웬만한 분야는 한국,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업계가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 업계는 중국 시장, 중국 현지 업계는 기술이 각각의 목적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의 교훈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사드 사태 당시 중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사는 피해가 거의 없었다.
배터리 분야는 한국이 세계 선도국이다. 중국이 원하는 기술이 아직은 우리 기업에 있다. 중국 기업은 합작 공장을 통해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려 한다. 한국 공장과 중국 합작공장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기술을 무기로 다른 실익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러나 언제든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중국 진출은 '양날의 검'이다. 성공 스토리만 머리에 그려선 안 된다. 전략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