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여부에 상관없이 혈당이 올라갈수록 기억력 등 인지기능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보건대학원 셰우샹 교수 연구팀은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올라갈수록 인지기능은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된다.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영국 노화종단연구(ELSA: 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에 참가하고 있는 남녀 5189명(평균 연령 66세)을 대상으로 평균 8년 동안 진행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년 마다 시행된 인지기능 테스트 결과와 당화혈색소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당화혈색소가 1밀리몰(mmol/mol) 올라갈 때마다 기억력, 실행능력 등 모든 인지기능이 낮아졌다.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체중, 흡연, 음주, 심장병, 우울증, 교육수준, C-반응성 단백질(염증표지) 등 다른 관련 요인들을 고려했지만, 당화혈색소와 인지기능 사이 이러한 역관계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연관성은 당뇨병 전 단계든 당뇨병이든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든 상관이 없었다.
조사대상자들은 당화혈색소가 15.9~126.3밀리몰(3.6~13,7%)이었다. 당뇨병 진단기준은 당화혈색소 6.5% 이상이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당뇨병 연구학회(European Association for Study of Diabetes)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호에 실렸다.
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