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주인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중국이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내세워 중남미와 아시아 국가들의 호응을 얻어냈다는 점에서다.
다보스에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일대일로와 관련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중국의 제안을 환영했다. 또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는 발전소와 항만 건설을 위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칭찬했다.
이외에도 시 주석을 대신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의 연설에 가장 많은 청중이 몰렸다.
NYT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이미 자리를 잡은 미국 주도 국제기구에 필적할 만하다고 호평했다.
독일 지멘스의 최고경영자(CEO) 조 케저는 “중국의 일대일로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가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중국은 지난 26일 북극 항로를 통해 중국과 유럽·대서양을 연결하는 '북극 실크로드' 구상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더욱 과시하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너도나도 중국과 더 가까운 협력을 구하느라 서로 경쟁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포럼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를 공개 반대하며 다른 나라들의 환심을 샀다.
중국이 공산품에 미국의 3배에 가까운 높은 관세를 매기지만,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에 거의 '제로 관세'를 부과한다는 점이 제조업이 약한 자원 부국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구리를 비롯한 자원을 많이 수출하는 칠레의 에랄도 무뇨스 외교장관은 “이런 점에서 우리는 미국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 “보호주의를 반대하는 중국의 개방적 비전을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