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게 '5년 생존율'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5년 생존율은 일반인 기대 생존율 대비 암 환자 5년 생존율을 뜻한다. 5년 생존율이 100%면 암환자는 암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함을 의미한다. 결국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완치 확률이 높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최근 5년 동안(2011~2015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7%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췌장암(10.8%), 폐암(26.7%), 간암(33.6%) 생존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암 환자라 하더라도 이와 같은 암이 아니라면 일반인 수명에 근접한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에 창업된 기업의 5년 생존율이 27.5%에 불과했다. 이는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 26.7%와 비슷한 수준이다. 적절하지는 못하지만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창업 기업은 설립과 동시에 폐암 환자인 셈이다.
창업 기업 100개사를 가정할 때 5년 후까지 활동하는 기업은 겨우 28개 수준이다. 반면에 폐업 또는 휴업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무려 72개에 이른다. 창업가라면 누구나 성공을 꿈꾸지만 그들이 직면하는 현실은 냉혹하다.
그러나 암 가운데에서도 갑상샘암, 전립샘암처럼 5년 생존율이 평균치를 초과하는 암이 있듯 창업 기업에도 평균 생존율을 능가하는 기업이 존재한다. 그들은 바로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신 사업에 도전하는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이다.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2011년에 기보에서 지원한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7.5%였다.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일반 창업 기업에 비해 무려 50%포인트(P)나 높다.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은 연구개발(R&D)을 통해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와의 기술 차별성을 기본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은 일반 창업 기업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피할 수 있다.
무한 경쟁에서 벗어난 만큼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은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생존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생존력과 수익성이 우수한 기술 혁신형 창업 기업 확산을 위해서는 준비된 창업이 대중화돼야 한다. 창업가 개인의 역량과 운에만 의존해서 성공 창업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준비된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학과 연구소 소속 우수 인력이 기술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는 경영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보유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기술로, 기술을 비즈니스로 각각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는 단계별 지원 플랫폼을 운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무방비로 창업에 뛰어들어서 단기간에 실패하는 창업 기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패 창업 기업을 줄이면서 창업의 질 수준은 향상시켜야 한다. 이제는 양 측면의 일반 창업이 아니라 질 측면의 기술 혁신형 창업이 창업 세계를 주도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창업 기업의 생존율 제고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박명일 동국대 청년기업가센터 겸임교수 myungil.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