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중국발 보안위협 우려에 5G망 국영화 검토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5세대(5G) 통신망을 국영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미 정부 내부 문건을 입수,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최근 미 정부 고위 관료와 관련 정보기관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말까지 5G 통신망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보고했다. 중국의 사이버 안보·경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장치라는 게 이유다.

문건은 미 정부가 비용을 내고 단일 5G 통신망을 구축하거나, 무선사업자들이 자체 5G 통신망을 구축하도록 하는 대안 등 2가지를 담았다. 문건에는 “중국이 네트워크 인프라 제조와 운영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일치된 압박이 미국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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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도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초기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되기까지는 6∼8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당신 전화를 엿듣지 못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길 원한다”면서 “안전한 네트워크에는 악당들이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정부가 통제하는 5G 무선망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를 '21세기 아이젠하워 국립 고속도로 시스템'이라고 부르며, 통신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악시오스의 이런 보도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떤 형식의 사이버 테러도 금지하고 척결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이버 무기화가 세계 사이버 안전에 위협이 되며 사이버 공간의 군비 경쟁이 가속될 위험이 있다”면서 “우리는 상호 존중 아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사이버 공간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 문제에서부터 무역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대해 강경책을 펴왔다.

최근 미 통신업체 AT&T가 중국의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 역시 미국 견제가 있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미 의회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AT&T 측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중국 금융회사 앤트파이낸셜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를 무산시키는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