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A 보험회사 나 부장은 요즘 고민이 생겼다. 새로운 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광고를 열심히 했지만 고객 반응이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겨우 관심을 보인 고객도 설명을 듣고는 너무 어렵다며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이때 아이디어 넘치는 김 과장이 상품의 이해를 돕는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게임을 대체 어떻게 활용하라는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창립자 롭 카피토에 따르면 요즘 밀레니엄 세대는 일상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도 게임 요소를 찾는다. 그리고 이들은 사용했을 때 흥미를 느끼면 계속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많은 기업이 고객에게 재미와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경영에 게임을 더하고 있다. 굳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아도 게임 원리를 활용하면 충분히 게임 효과를 낼 수 있다.
게임 원리 하면 무엇보다 경쟁을 통한 '승부욕' 자극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닛산에서 이 원리를 잘 활용하고 있다. 닛산은 전기자동차 리프에 카윙스(Carwings)라는 시스템을 더했다. 카윙스는 주행 거리와 사용한 연료를 매일 체크하고 월간·연간 보고서 형태로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단순히 이런 내용만 보면 큰 감흥이 없을 것이다. 닛산은 평소 운전 습관에 따라 다양한 메달을 수여했다. 또 다른 리프 운전자와 비교, 순위와 등급도 책정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남들보다 더 높은 순위를 달성하고 싶은 승부욕이 생겨서 운전 습관 개선에 앞장섰다. 그 덕분에 전 세계 리프 운전자의 절반 이상이 카윙스 시스템에 참여, 연료 절약과 환경 보호에 도움을 줬다. 이뿐만 아니라 리프는 2017년 말 누적 판매량 30만대를 돌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라는 영예를 얻었다.
게임에서 승부욕을 자극했다면 노력에 따르는 명확한 '보상'을 즉각 줘야 한다. 사람은 자신의 노력에 곧바로 보상이 따를 때 그 일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이다. 국내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이 원리를 살펴볼 수 있다. 2014년에 다음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지식 서비스 '다음 팁(Daum Tip)'을 선보였다. 질문을 많이 하면 '궁금이' 배지, 답변을 많이 달면 '해결사' 배지를 각각 받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답변의 질 제고를 위해 현금 보상 제도 '장학금'도 도입했다. 답변자의 한 달 활동량, 답변의 질 수준, 추천 수 등을 바탕으로 광고 수익을 나눠 줬다. 최고 등급인 '금메달'을 단 사람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자 이용자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더욱 질 좋은 답변을 달게 됐고, 다음은 재미와 서비스 품질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도 높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누구나 명예나 높은 지위를 추구하려는 욕망이 있다. 이는 마치 게임의 레벨업 시스템과 같은 것으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이를 잘 활용했다. 스타벅스의 리워드 시스템은 스타벅스 카드로 음료를 구입하면 금액에 따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별을 적립하는 것이다. 별을 일정 개수 이상 모으면 상위 레벨로 올라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커피를 한 번 주문하면 별이 한 개 쌓여서 이 별이 5개가 되면 '그린레벨', 더 모으면 골드레벨로 올라가는 것이다. 고객은 이 레벨에 따라 특정 음료를 싸게 사거나 각종 쿠폰을 내려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리워드 시스템은 2011년 론칭 이후 사용자 지속 늘어 2017년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고객들이 우리 제품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할 재미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게임 원리를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고객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보상을 통해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게임의 재미에 중독되듯 우리 제품에 푹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천유경 IGM 글로벌 응용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