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재파 통합에 함께 하면 대표직 사퇴"

안철수, "중재파 통합에 함께 하면 대표직 사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0일 대표직 사퇴를 언급했다. 당내 중재파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함께 한다면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중재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 (통합에) 함께 해준다면, 2월 13일에 통합신당 창당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 후 공동대표를 맡자고 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는 의논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통합의 올바른 길에 한 분이라도 동참할 수 있도록, 제 사퇴가 그분들의 결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중재파가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 등 통합찬성파는 최근 당내 통합반대파가 민주평화당을 창당키로 하면서 당원 1000명이 '이중당적' 논란에 휩싸였다.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투표인 명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안 대표 측에서는 전대를 13일로 연기해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 전대를 한 번에 치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이중당적이 되는 당원들을 완벽히 걸러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 중앙위원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한 뒤 중앙위 의결로 합당을 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도 중앙위 의결로 합당을 결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2014년 안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연합과 김한길 전 의원이 이끌던 민주당이 합당할 때도 중앙위에서 의결한 바 있다.

통합반대파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건부 사퇴는 중재파를 향해 유승민 대표와 (중재파 의원 중 한 명이) 공동대표를 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리베이트 의혹 때처럼 뒤로 물러나 있지 않고 전면에 나서겠다'는 발언도 했다.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