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구형 아이폰 모델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린 애플에 대해 증권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관이 배터리가 노후한 아이폰의 불시 꺼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애플이 운용체계(OS)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의도적으로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킨 것과 관련한 공식 발표를 조사하고 있다며 애플에 정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사관은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과 관련해 투자자를 오도했을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사가 초기여서 조치가 뒤따를지를 결론 내기는 이르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초 배포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패치)가 배터리 문제를 가진 일부 아이폰의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난달에서야 시인하고 정보 소통이 명확하지 않았던 점을 사과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ABC 뉴스에 패치를 배포했을 때 패치가 무엇인지를 말했지만 고객이 주목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우리가 더 명확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패치 때문에 아이폰SE와 6, 7 모델이 예기치 않게 꺼지고 성능이 저하됐다며 50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애플은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폰 이용자가 배터리 상태를 관찰하고 속도저하를 막을 수 있는 기능을 가진 iOS 11.3을 수개월 내 배포할 계획이다.
그러나 애플은 신뢰성과 품질 개선을 위해 올해 가을 iOS 12로 업그레이드 때 계획한 일부 핵심 기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애플은 iOS 12에 개편된 홈스크린 앱그리드와 증강현실(AR) 게임용 멀티플레이어 모드, 아이폰과 맥컴퓨터에서 가동되는 제3자 애플리케이션 통합 등 기능을 넣으려고 했지만, 홈스크린과 새 알고리즘을 이용한 사진 관리 앱 개편을 내년 패치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