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노래가 아니다. 진짜 피, 진짜 땀, 진짜 눈물이다. 피, 땀, 눈물은 인간의 질병 검진과 예방에 쓰인다.
사망 원인 가운데 1위인 암은 초기 단계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6%까지 올라간다. 암에 걸리면 죽는다는 얘기는 늦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검사도 등한시 한다. 검사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조직 생체검사(생검)가 암 검사의 주류다.
피 몇 방울을 이용해 암 검사를 하는 방법을 액상(액체) 생검이라 한다. 혈액 속 암DNA를 증폭시켜서 걸러내는 검사 방법으로, 정확도는 조직 검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상 세포 100만개 가운데 암 유전자가 100개 정도 있어야 진단할 수 있다.
국내의 한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정확도를 100배 높인 기술을 선보였다. 암 유전자만 증폭시키는 기술을 개발, 정상 세포 100만개 가운데 1개만 있어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조직 검사로 인한 환자의 정신 및 육체 고통도 없다. 조기 암 진단도 가능,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고, 검진 결과도 2시간 30분이면 나온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혈액뿐만 아니라 땀과 눈물에서 나오는 유전자를 이용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정밀 진단, 신약 개발 등 적용 분야도 넓다. 예방 의학 분야의 새로운 전기가 대한민국 신생 스타트업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의료 시장을 바꿔 보려는 생각으로 뛰어든 스타트업의 피와 땀과 눈물. 모든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에 적용,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결과에 머리가 숙여진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