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장보다 연결 이상의 가치 택한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전자신문DB>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전자신문DB>

페이스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뉴스피드 개편에 따라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도 페이스북은 기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서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확고히 했다.

페이스북은 31일(현지시간) 2017년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29억7000만달러(약 13조9100억원), 영업이익 73억5000만달러(7조8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올랐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에 61%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이날 주가는 약 4% 떨어졌다.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전 분기 대비 5% 감소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개편 등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정책 변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용자가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평균 총 5000만시간 줄어든 것은 뉴스피드에서 바이럴 영상을 줄이는 등 이용자의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한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SNS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가짜뉴스, 극단주의 혐오 콘텐츠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진통을 겪었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와 영국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과정에서 트위터 등과 함께 가짜뉴스 진원지로 지목됐다. SNS 과몰입 우려도 지속 제기됐다. 미국, 캐나다 등 이용자 성장이 둔화된 기존의 주력 시장에선 젊은 층이 스냅챗 등 신규 서비스에 열광하는 등 도전에 직면했다.

저커버그 CEO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그들을 돕기만 하면 세상은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페이스북은 세상을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한 책임이 있다”고 토로했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SNS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 작업을 해 왔다. 지난해 6월 저커버그 CEO가 창립 최초로 회사 미션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새 미션인 '세상을 더 가깝게'는 단지 연결만이 아닌 사회 갈등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1월 공표한 뉴스피드 개편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이용자가 SNS 상에서 단순한 흥미나 과도한 광고가 아닌 지인과 의미 있는 시간에 비중을 두도록 하는 게 개편 방향이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방향 전환이 단기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SNS의 가치를 회복·증진시키겠다고 판단했다. 세대, 인종, 사상 등 성향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서 이용을 지속하는 서비스가 돼야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새 도전이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시장의 우려에도 뉴스피드 개편 등 기존의 SNS 문제 개선에 확고한 의지를 내보였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는 페이스북이 단순히 재미가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한 삶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연결에 집중한다면 장기로 볼 때 커뮤니티와 사업이 모두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페이스북 로고<전자신문DB>
페이스북 로고<전자신문DB>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