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웹툰 표준계약서 어떻게 바꿔야 하나

웹툰 연재 표준계약서의 개정은 공정한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변화된 산업 환경을 고려, 작가 권리 보호를 위한 세세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도 이 점을 감안, 이르면 6월 표준계약서 개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조일영 서울시 공정경제과 변호사는 최근 열린 '공정한 웹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재 웹툰 표준계약서의 보완 사항을 지적했다.

기존 계약서는 목적과 내용이 불분명해 저작권 귀속이나 수익 배분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웹툰 연재 계약 특성을 반영해 연재 횟수·기간, 원고료 지급 기간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는 현실을 반영, 해외 사이트 연재 시 계약도 포함돼야 한다. 사전 승인 없는 제3자 권리·의무 양도 금지 등 불공정 거래 방지 조항도 명시해야 한다.

조 변호사는 “웹툰 작가의 사정으로 계약이 중도 해지되지 않는 경우에도 대부분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나 불이익을 웹툰 작가에게 일방으로 전가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표준계약서에 웹툰 작가가 일방으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해외 연재 시 수익 배분, 저작권의 귀속 관련 부분도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준계약서 보완은 채택률이 떨어지는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를 계약에 직접 이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절반 이하에 해당한다. 최소 기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선언 효과가 있지만 좀 더 실효성을 담보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4일 “표준계약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재 산업의 현실을 고려하면 그대로 사용하긴 어렵다”면서 “표준계약서 지속 개정이 채택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표준 계약서 도입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 정부 지원 사업이나 발전기금 지원 시 가산점 부여가 대표 방안이다. 표준계약 관련 사이트를 구축하고 온라인으로 작가와 업계 의견을 취합, 산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채택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김유창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실효성을 높이려면 표준계약서 채택 업체 우대 정책이 필요하다. 이미 영화 산업계에서 이를 통해 효과를 본 전례가 있다”면서 “온·오프라인으로 의견 취합을 하도록 참여 창구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