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신년인터뷰]"선별적 엄마복지 하겠다...가상화폐 정책 원점서 재검토해야"

[남경필 경기도지사 신년인터뷰]"선별적 엄마복지 하겠다...가상화폐 정책 원점서 재검토해야"

“문재인 정부는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 다음과 같은 쟁점에 답해야 합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할 수 있는지, 가상화폐 법·제도적 위상은 뭔지,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할 것인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논란이 됐던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관련, 연착륙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기준을 마련해 인가제를 시행하거나 한국거래소에 가상화폐 시장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생각, 경기도정 성과, 6월 도지사 선거전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 정부 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생각은.

-현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정책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하는 본질적으로 잘못된 기조 아래 이뤄지고 있다. 논란 핵심이 거래소 문제임에도 마치 가상화폐 문제로 호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가상화폐 용도와 제도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기존 기술과 통화질서를 뛰어넘는 혁명적 변화의 결과물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으로 재단하면 안 된다. 정부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신년인터뷰]"선별적 엄마복지 하겠다...가상화폐 정책 원점서 재검토해야"

△경기도 공공행정에서 주력한 분야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연정을 시작했다. 도의회와 권한을 나누는 협치를 실천한 것이다. 연정을 통한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3년간 전국 일자리의 46.2%인 48만60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경기도 채무 3조2000억원도 다 갚고 '채무제로' 달성했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자 비전이다. 경기도 '일하는 청년시리즈'가 정부 평가에서 우수상에 선정됐다.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삶과 일터가 공존하는 최첨단 생태계, 테크노밸리 조성에 매진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2016년 기준으로 1306개 입주기업 매출액 77조4000억원을 올렸다.

△경기도정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위기마다 연정과 협치로 극복했다. 정치적 안정으로 불확실성을 없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일하는 청년 시리즈', 도민 출퇴근길을 안전하게 책임질 '광역버스 준공영제', 채무제로 달성, 지역공동체 따복사업 등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다.

그 중 가장 보람 있다고 생각하는 점은 '도지사 좀 만납시다'이다. 민원인들 얘기를 경청하며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도지사 주요 공약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와 일자리 70만개 창출이었다. 결과는.

-청년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청년 취업난, 중소기업 구인난이 공존하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 대책이다. 청년은 저임금, 복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안 가려 한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재직자 장기근속 및 구직자 신규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청년 연금은 중소기업 10년 근속 시 퇴직연금 포함 최대 1억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 청년 마이스터 통장은 2년간 최대 720만원 임금을 지원한다. 청년 복지포인트는 복리후생 지원을 위해 연 최대 120만원 복지포인트를 지급한다.

도지사 취임과 함께 일자리 도지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후 3년 동안 전국 일자리의 절반을 만들어오며 대한민국 경제엔진 역할을 했다. 민선 6기 3년 동안 경기도 취업자 증가는 48만6000명으로, 전국 105만2000명의 46.2%를 차지했다. 2017년 12월에는 전국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 중 84%인 21만개를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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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밸리 지금까지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는 1306개 업체가 입주하고 7만5000여명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77조5000억원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최대 단지로 발전했다. 대한민국 ICT 분야 많은 기업이 입주를 원한다. 2011년 83개 기업, 매출액 약 5조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5배 증가한 것이다.

현재 판교 일대에 추진 중인 제2판교 및 제3판교가 조성되면 제1판교는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콘텐츠기술(CT)·나노기술(NT) 및 융합기술 중심 첨단 연구개발단지가 된다. 제2판교는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ICT첨단산업, 지식·문화산업이 융·복합된 첨단산업단지로 제3판교는 미래 금융산업 육성 및 쾌적한 정주환경 제공을 위한 친환경 도시로 조성한다.

△제로시티(제2판교) 자율주행 실증 연구단지로 조성할 계획인데 준비 상황은.

-경기도는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공간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판교제로시티 내에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구축 중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 기반 산업 생태계로 조성할 계획이다. 실증단지 구축을 위한 사전 연구용역·기본설계 결과를 반영해 인프라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수준 무인(Driverless) 셔틀을 개발해 미래 도시 교통시스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미 제로셔틀이라는 이름으로 작년 판교자율주행모터쇼 행사에서 일반에 공개했다. 국토부 인증과 운행허가 절차를 마치는 대로 판교역 인근 5.5㎞ 구간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는 경기 남부에 치중한 발전 계획이 많다. 경기 북부 등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계획은.

-경기북부의 부족한 도로 인프라 확충을 위하여 2020년까지 지방도 전체 예산의 60% 이상을 북부지역에 투자하겠다. 북부지역 경제발전을 이끌어갈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에 도비 약 58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말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수도권 순환 및 연결 고속도로, GTX 등 철도망이 조기 확충되면 북부지역 접근성이 개선돼 지역 발전 속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본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신년인터뷰]"선별적 엄마복지 하겠다...가상화폐 정책 원점서 재검토해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이나 벤처기업 육성 관련 계획은.

-신성장동력 발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위해 39개 사업에 561억원을 투입해 혁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우수한 인프라와 인력 등을 활용한 창업 환경 조성과 아이디어 개발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창업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조성한다.

전국 최초로 철도 고가 하부 유휴부지를 활용한 청년 창업공간(Station-G)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성과는.

-연정은 척박한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 최초 실험이다. 견제와 균형은 맞추되 서로를 존중하며 양보와 협치를 이뤄내는 것이 경기도형 연정이다. 집행부와 의회가 분리된 현실, 여야로 나뉜 상황에서 연정 성과와 정신을 지속시켜 정치적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계속해야 한다.

연정 정책과제 288개 중 84% 공식 추진했다. 메니페스토 평가 3년 연속 전국 최고, 정부합동평가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연정이 아니었다면 이루지 못할 성과라고 본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여러 방면에서 이슈가 있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치철학과 정책 방향성이 다른 파트너다. 정책으로 멋진 승부를 벌이고 싶다. 청년 일자리 사업, 광역버스 준공영제 등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대안을 마련하고 비판했으면 한다. 과연 특정 나이의 모든 청년에게 수당을 주는 게 좋은지, 일하는 청년에게 타깃형으로 복지를 하는게 맞는지 등 정책 대결로 국민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겠다.

앞으로 선별적인 '엄마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 비만인 애는 덜 주고, 마른 애는 많이 준다. 니즈를 잘 알아야 한다. 성남시 복지정책은 수혜자 소득, 노력과 무관하게 분배하는 소비적 복지다. 한정된 재원으로 각종 사업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집행해야만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의 보편적 복지 토대 위에서 생산적이고 선택적인 타깃형으로 가야 한다.

△지방선거가 5개월 남았다. 필승 전략이 있는지.

-통합과 협치 기회를 놓치며 대립구도를 만든 문재인 정부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정부가 협치와 통합이라는 국민 요구를 등한시했다. 여야가 대립하는 과거로 회귀시켰다. 촛불의 명령을 어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수-진보 일대일 대립 구도가 생겼다. 대한민국 통합과 국가미래전략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당과 후보, 대한민국의 상실된 성장동력을 재창출할 당과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서로를 비난하는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 위주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약력

2014.7 ~ 제34대 경기도 도지사

2013.7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2013.4 대한민국국가모델연구모임 대표

2013.3 제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2013.2 ~ 2015.2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

2013.2 ~ 2013.7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12.7 제19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2012.5 ~ 2014.5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수원시병/새누리당)

2008.5 ~ 2012.2 제18대 국회의원 (경기 수원시팔달구/한나라당)

2004.5 ~ 2008.5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0.5 ~ 2004.5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1998.7 ~ 2000.5 제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