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전 주한미국대사 내정자 낙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조야 내에서 이른바 대북 '코피전략'(정밀 타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가 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국가안보연구소(INSS) 콘퍼런스에 참석차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원한다면 이스라엘로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코피전략을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신속한 타격이 이점만 가졌던 것이 아니라 일단 공격을 시작하면 충돌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 이스라엘의 지난 경험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선제공격을 포함, 적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스라엘은 강경한 접근법으로 인해 전쟁을 예방하거나 빨리 끝내는데 효과를 볼 때도 있었지만, 많은 대가를 치르는 장기간의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전 내정자가 WP에 기고한 코피전략에 대한 비판 글이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토론 주제로 거론됐다고 전하면서 '이스라엘 사례'를 통해 △즉각적 타격을 할 때 그것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지 말 것 △타격 목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 타격하지 말 것 △적이 (보복 타격을 통한) 피투성이 전쟁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말 것 등의 3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세 가지 측면들은 북한에 대한 공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리틀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공격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계속 떠들고 있는 데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불안정하며, 북한은 강경하게 보복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무엇보다 북한은 이스라엘이 과거 공격했던 적들과 달리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그나티우스는 이스라엘의 과거 타격 및 전쟁 사례 들을 소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통수권자로서 전쟁이 영광스러운 성공이 될 것이라는 낙관을 할 게 아니라 파멸적 결과를 가져올 리스크가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며 “전쟁은 불확실성의 세계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