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전자·IT 시장이 전년 보다 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시장규모가 큰 스마트폰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TV와 가전이 성장을 이끌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자·IT 시장규모는 38조12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시장보다 2.4% 성장한 것으로, TV와 소형가전 성장이 두드러졌다.
품목별로 보면 가장 규모가 큰 이동통신이 15조6280억원으로, 전년 보다 4.8%나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된 것은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정점을 찍으면서 신규 보다는 교체 중심으로 시장이 전환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단통법 이후 선택약정할인 제도 등을 도입하면서 교체주기가 길어진 것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소형가전과 영상/음향가전, 생활가전은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하며,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가장 성장폭이 큰 분야는 소형가전으로 15.5% 증가한 소형가전이다. 시장규모는 4조6460억원을 기록했다. TV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상/음향가전은 14.8% 성장한 3조4390억원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은 9.2% 늘어난 7조3390억원을 기록했다.
소형가전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또 소형가전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고, 세컨드 가전 등으로 새로운 시장도 창출했다. TV는 대형화와 프리미엄화가 시장 트렌드가 되면서 고가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가전 판매 상승과 함께 건조기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건조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올해는 1조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매년 감소하는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도 축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카메라 시장은 전년 보다 6.6% 감소한 6020억원을 기록했다. 사무기기/소모품 시장도 전년 대비 19.9% 감소한 2520억원에 그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올림픽과 월드컵 등으로 TV 수요 상승이 예상되고, 프리미엄 가전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지난해 침체를 벗어난 내수 가전시장이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